거북이의 생각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겨울거북이 2007. 12. 21. 04:53


나는 노무현 지지자다.

 

2002년 이맘 즈음 노무현이 대통령 당선되었을 때, 정말 좋았다.

 

그 사람이 말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以心傳心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좋았다.

 

1년 쯤 후에, 노무현의 말 한마디 한마디 꼬투리 잡는 언론을 보면 욕지꺼리가 입에서 나왔다.

그런 언론들의 얘기를 그대로 따르던 여론을 보고는 답답하고,

대통령 노무현이 불쌍하고, '참 힘들겠다..' 싶었다.

 

노무현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곳곳에서 딴지를 걸고,
별 것 아닌 말 한마디, 전체문장에서 한마디 똑 떨어뜨려 의미를 바꿔 걸고 넘어지는
언론에 대해 못마땅 했었다.

나 뿐만 아니라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지 않은 사람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또 한번의 대통령선거가 있었고,

(솔직히, 나는 이번 선거를 보이콧 했다. 이건 다음에 또 생각이 나면 적도록 하자.)

내가 생각하는 방향, 노무현이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쪽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생각이 어떻든, 미래에의 비젼이 어떻든,

 

민주주의 룰에 의한 '대한민국의 선택'이다.


그런데, 웹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면
5년전,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을 '씹던' 반대 진영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모습과
그 몇 개월 후, 노무현의 '이상'에 대해 우려스러운 말들을 쏟아내던 언론들이 보여주었던 모습을

 

그대로, 소위 '진보'라는 측에서
지금 보여주고 있는 듯 싶다.

 

이미 대통령은 선택 되었다.

 

내 생각에는, '경제 살리기'보다는 아직 '바른 대한민국 세우기'를 더 해야하고,
이에 따르는 어려움을 우리 국민들이 좀 더 감내해 주기를 바라지만,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국민들도 그 만큼의 고통을 참아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힘들어하는 그 심정들을 이해 할 수 있다.
(나도 그들과 다르지 않으니까...)

 

선택은 '경제 살리기'이고,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세웠다.

 

그러면 이제는,

 

대통령 이명박이 일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한나라당과 거대 기업들과 기득권에 빌붙은 언론들이 하던 "딴지걸이"를
내가 똑같이 하고 싶지는 않다.

어찌됐든, 이명박은 '대통령'으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꼴보기 싫어하던, 이기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법안들을 인질로 잡곤했던 일을
이제 야당이 되는 사람들이 해서는 안된다.

 

'선택한 노무현을 믿고 지지해 줬으면, 더 많은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아직 남아있어서,

지금 시작하려는 이명박 당선자에게는 같은 불행이 있지 않기를 바란다.

 


못 박자면,

나는 이명박과, 이명박을 선택한 많은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다.

 

그러나, 믿어보련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니, 우리를 위해서 일 해주리라.

이명박 자신과, 자금으로 인력으로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만의 이익을 대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순진한 생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는 Professional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이, 난 amaturism이 좋으니까. (인간 노무현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 해도,
도끼를 믿지 않으면 나무를 찍을 수 없다.

 

당선자가 하려는 운하건설이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리 되면 안되겠지만,

지금까지 조금씩 잡혀가려는 부동산 정책이 말짱 헛투로 돌아갈 수도 있다.

금융-대기업-운하건설을 비롯한 부동산 등등으로 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채우고 5년이 끝날 수도 있다.

꼴보기 싫은 조중동, 밑으로 숨어 결탁하는 정치꾼들과 기업들이 득세하고

'깨끗한 정치'라는 것은 수 십년 후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니까.

아직은 정해지지 않은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선택이니까.

 

최악의 경우에, 발등을 찍힐 때 찍히더라도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믿어 줘야한다.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