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거북이 2006. 11. 27. 23:24

 

번호 이동.. 번호 통합..

사람들이 다들 바꾸는데..

 

010

 

난 아직 016 이란 번호를 쓰고 있습니다.

 

그냥..

고집스레 그 때 그 번호를

아직 갖고 있습니다.

 

별 이유 없다고

그저 처음 가진 전화 번호 이기 때문이라고

그리 생각했었는데..

 

그녀와 연결될 수 있는 단 하나의 끈이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알고있을 단 하나의 내 조각일지도 모른다고..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봅니다.

 

사실은.. 모를텐데.

관심도 없었을텐데.

 

나는

왜 그녀의 전화번호도 모를까요.

 

알려주지도 않았던 그녀의 생일도. 그 별자리도 알고 있는데

 

처음 그 눈동자를 보았을 때의

그 어지러움.

눈 앞에, 하얀 배경에..

그녀 혼자 얘기하고 있는 그 모습을 기억하는데.

 

그 때의 두근거림을

내 심장은 아직 기억하고 있는데.

 

새해 인사인 것 처럼 처음 손을 잡았을 때

그때의 따뜻했던 느낌도

내 손에 아직 남아있는데.

 

그녀의 번호조차 모릅니다.

 

차라리 모르는게 더 좋은 거라는 생각이지요.

알았어도..

두려움에 연락조차 못했을테니.

 

멀리 들리는 그녀의 발자욱 소리만으로도

공명하던 나의 심장은

 

그 때의 그 기억만을 담고

아직도 뛰고 있습니다.

 

그저 살기 위해.....